김남영 칼럼.. 묵묵히 일만했던 우리집 암소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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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남영 칼럼.. 묵묵히 일만했던 우리집 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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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9-09-0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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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우리집의 전 재산은 밭갈이를 무척이나 잘하는 암소 한마리였습니다. 

우리집 보물인 어미소가 새끼를 가졌다는 말에 쭈글 쭈글한 아버지의 얼굴은 함박 웃음이 활짝 피었고 집안 분위기가 확 밝아졌습니다.


암소가 송아지를 낳기전 아버지는 우리간 바닥에 윤기나는 새짚을 늘 깔아 주셨고 송아지를 낳는 날에는 밤새 외양간을 지키셨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외양간에 들러 암소를 쓰다듬어 주고 새끼소를 한참 보고 학교에 가곤 했습니다. 우리집 큰소는 동네 논과 밭을 무척 많이도 갈았던 것 같습니다.


일이 많은날 저녁에는 아버지가 돼지고기를 끊어오셔서 가족들에게 먹이고 아버님은 막걸리를 한잔 드시곤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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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미소는 내가 국민학교 4학년때 형의 등록금 때문에 팔려갔고 나의 희망이였던 새끼소가 대신 일을 했습니다.

아침일찍 동이 채 뜨기도 전에 마른기침을 하시며 밭갈이 가시던 아버님은 늘 입버릇 처럼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태어났으면 열심히 일을 해야한다.


게으르면 가난할 수 밖에 없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할 수 없고 큰 복은 하늘이 주겠지만 작은 복은 부지런함에서 시작된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사상 유래가 없는 불황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십니다.
삶의 최일선에서 생활하는 저 또한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문득, 옥동자 송아지를 낳아놓고 형의 등록금 때문에 팔려갔던 요령 피우지 않고 열심히 일만했던 우리집 암소가 생각납니다.


묵묵히 일만했던 우리집 암소~ 아버지가 고삐를 바짝 죄지 않아도 알아서 온 동네의 밭과 논을 갈았던 우리집 암소~

 어린시절의 우리집 암소는
흔들림없이 더 열심히 우직하게 앞만보고 가라고 가르치는 어쩌면 나에게는 반면교사가 아니였나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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