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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조기 은퇴 약속 지킨 초대형 교회 목사

작성일 19-12-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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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빛광성교회를 개척해 초대형 교회로 만든 정성진 목사가 자신이 공언한 대로 65세 나이로 퇴임했다. 정 목사는 11월 24일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이임식을 했다. 후임 곽승현 목사와 교인 수천 명이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정성진 목사는 거룩한빛광성교회를 개척해 25년간 목회했다. 보통 20년 이상 교회에서 시무하면 원로목사가 되지만, 정 목사는 일찍이 '원로 제도'를 폐지했다. 은퇴하며 전별금도 마다했다. 정 목사가 교회에서 받은 건 그동안 교회에서 납부한 퇴직연금과 퇴직금 1억 원이 전부다. 이 1억 원도 교회에 헌금했다.

정성진 목사의 목회 이야기는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정 목사는 재직 당시 교회 24개를 분립 개척했고, 전체 예산의 51%를 구제와 선교에 사용했다. 지역 주민에게 예배당을 개방하고, 장애인을 위한 직업 시설, 학교 등을 운영했다. 교계와 사회에서 지탄받는 대형 교회 목사들과의 친분 때문에 함께 비판받기도 했지만, 정 목사는 목회하는 동안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개혁적인 시도들을 해 왔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교계 활동에도 적극 임했다. 정 목사는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한국교회봉사단 공동대표, 쥬빌리 공동대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서기 등을 역임했다.

정성진 목사는 은퇴와 함께 제2의 사역에 돌입했다. 사단법인 '크로스로드'를 세워, 다음 세대 목회자들을 양성하고 고아 출신자 지원 활동 등에 뛰어든 것이다. 정 목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12월 2일 크로스로드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 예장통합 총회 회관을 찾았다. 그는 한결 자유로워 보였다. 목회와 재정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했다. 현재 교계와 사회 현안에 대한 입장도 들을 수 있었다.

거룩한빛광성교회 현재 출석 교인은 1만 4500명에 이른다. 한 해 예산도 100억이 넘는다. 원래는 2만 명에 육박했는데, 정 목사가 지난해 12월 교회를 분립하며 줄었다. 파주 거룩한빛운정교회(유정상 목사)에는 4000여 명이 출석하고 있다.

많은 목사가 목회하는 동안 존경을 받아도, 떠날 때 지나친 의전으로 교회에 상처를 주곤 한다. 중소형 교회에서도 은퇴하는 목사에게 수억 원의 전별금을 주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받는 일이 다반사다. 초대형 교회의 과도한 전별금과 은퇴 예우는 최근까지도 문제가 됐다. 정성진 목사는 이런 교계 환경을 어떻게 역행할 수 있었을까.

그는 "65세 은퇴하기로 다짐했고 아무 조건 없이 떠나기로 스스로 결단했으니까 그걸 지켜야 했다. 인간적으로 섭섭한 감정이 없을 수는 없다. 그래서 자꾸자꾸 다짐하고 주변 정리를 했다. 목적을 잘 두는 게 중요하다. 자기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키고, 교회를 위하는 목사가 돼야 한다. 목사를 위해 교회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내려놓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정 목사는 "1년에 내가 결재하는 돈만 600억(교회, 학교, 기타 시설 포함)이 넘었다. 물론 내가 그 돈을 다 쓰는 건 아니지만, 결재권의 힘이라는 건 엄청난 거다. 내려놓기가 수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러났다"고 말했다.

원로목사 제도를 폐지한 이유도 설명했다. 정성진 목사는 거룩한빛광성교회 개척 당시 교회 정관에 원로 제도 폐지와 6년 주기 신임제를 넣었다. 정 목사는 "하늘에 태양은 하나여야 하고 나라의 대통령도 하나여야 하듯, 교회도 마찬가지다. 상왕(원로목사)이 있으면 긴장성이 있을지 몰라도 세월이 가면 반드시 두 기류가 흐르게 돼 있다. 원로파와 담임파가 형성된다. 그렇게 되면 교회에 누를 끼친다"고 했다.

정성진 목사의 목회 철학은 아사교회생我死敎會生이다. '내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는 의미다. 정 목사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교회를 먼저 위하고, 큰 교회를 지향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가난한 목회자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라. 영광으로 받아들여라. 큰 교회 하지 말고, 진실한 목회자가 돼라. 그러면 크고 작음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말씀을 살아 내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주둥이로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말씀을 실천하며 사는 게 중요하다. 나라고 유혹이 없었겠나. 언제 실족할지 모르니 계속 다짐하고, 노력해 왔다. 이 방법밖에는 없다"고 했다.

정성진 목사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 교단은 명성교회 부자 세습 문제로 2년 넘게 소란스러운 상황이다. 정 목사는 김삼환 원로목사와 친분은 있지만 세습은 반대해 왔다.

하지만 예장통합 104회 총회에서 어떻게든 이번에 끝내야 한다며 수습안을 통과시킨 이후,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정성진 목사는 지금 교단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질문에, 갈라디아서 6장 1절 "형제들아 사람이 만일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너 자신을 살펴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를 언급했다.

정 목사는 "비판하고 싸우고 정죄하는 건 성경적이지 않다. 신앙은 대승적이어야지, 남을 공격하는 건 아니다. 나도 젊은 날 비판하고 싸웠다. 성경을 계속 보다 보니까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사랑하라'고 말하더라. 이제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습을 반대하는 취지는 충분이 이해하지만, 거듭되는 반대로 작은 교회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유다. 정 목사는 "그들의 외침은 잠재적 신자들이 교회에 못 오게 만들고 있다. 공교회적으로 볼 때 손해다. 작은 교회가 죽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교단 소속 대형 교회 5개가 입장문을 낸 것을 언급하며 "자기들은 크니까 문제가 없는 거다. 큰 교회는 어찌 됐든 유지가 된다. 작은 교회를 생각해야 한다. 큰 교회가 사고 치면 작은 교회는 죽는다"고 말했다.

애당초 명성교회가 교단 헌법을 지켰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 목사는 "명성을 두둔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 잘하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사랑이다. 교회 안에서 싸움은 멈추고, 그들이 바르게 설 수 있게 기도하자"고 이야기했다.

김삼환 목사를 향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정성진 목사는 "김삼환 목사님은 한때 영웅이었다. 큰 영웅이 출현했다가 좌초했으니 비극이다. 영웅이 무너진 사회는 비극이다. 이제는 바라볼 사람이 없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개신교는 연일 '문재인 퇴진 집회'를 열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때문에 이미지가 날로 추락하고 있다. 근거 없는 주장과 욕설이 난무하는 집회는 극우 세력의 놀이터가 됐다.

정성진 목사는 반정부 집회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내놨다. 그는 "전광훈 목사는 보수의 아이콘이 됐다. 홍준표가 '용감하다'고 할 정도다. 황교안이 전 목사 밑으로 들어왔고, 김문수도 들어왔다. 전광훈은 성공했다. 나는 전광훈의 용감성을 개신교가 높이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다만 하나가 되지 못한 건 아쉽다. 지금 어른층에서는 전 목사 때문에 교회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젊은층에서는 전 목사 때문에 안 나간다고 한다. 원래 정치는 다 얻을 수 없는 것이지만, 전광훈 입장에서는 잘하고 있는 셈"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전 목사 때문에 개신교가 1류에서 2류로 전락하게 된 것은 맞다며 역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일어난 데에는 문재인 정부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정책이 실패하면서 사람들이 위기의식을 갖게 됐고,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준 게 문제라고 했다.

정성진 목사는 "북한을 대화 파트너로 끌어안고 종전 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으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진심은 내가 믿고 이해한다. 그런데 김정은이 따라 주지 않고 있다. 불리하면 협상하고, 유리하면 공격하고 있지 않은가. 무조건 선의를 베푼다고 해서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가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탕평책이라고 했다. 보수와 진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김진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얼마 전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김진표 의원을 총리 후보로 적극 추천했다. 이분은 장로라서 목사들 말에 귀를 기울인다. 민주당 안에서도 온건 세력이고, 경제에 바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김 의원은 동성애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지니고 있다. 딱 중도적 인사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동성애 이야기로 흘렀다. 정성진 목사는 동성애와 동성애자를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동성애 자체는 성경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가치 질서에도 반한다고 했다. 다만 동성애자와 성소수자는 핍박하면 안 된다며 끌어안아야 한다고 했다.

세계 교회가 동성애에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교회도 10년 안에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우려했다. 정 목사는 "이미 유럽이나 미국에서 동성애자 사제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까지 무너져야 하는 건 아니다. 동성애는 세상의 경향이지 성경적 경향이 아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논조도 언급했다. 정 목사는 "성공회나 기장 일부를 빼놓고 전부 동성애와 교과서 문제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뉴스앤조이>는 너무 인권이나 자유 진영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그건 어리석은 일이다. 스탠스를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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